진달래 타이머
누가 말만 걸어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그때
창 너머로 봄 저녁이었다.
또.
1.
예전 블로그를 뒤적이다 예전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실제 있었던 일을 적나라한 수준이 아니라 기계적으로 기록한 그 소설을 다시금 읽고 있자니
까맣게 잊고 있던 2007년경의 일들이 떠올랐다.
정우 형이 몹시 보고 싶었고, 미안한 많은 일들이 생각났다.
전화를 해볼까 하다가 엔하위키로 <굿모닝 티처>를 찾아보았다.
2.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도서 전산화 작업 오늘로 스타트.
거지 같은 프리웨어 + 나의 삽질 합작으로 한 달간 작업하던 전산화 리스트가 날아간 이후로
그대로 은근슬쩍 전역하려고 했으나 결국 다시 매달리게 되었다.
그래도 엉망이던 도서 관리 프로그램 대신 그냥 엑셀에 저자와 책 이름만 적는 수준이라
저번처럼 어마어마한 시간 소요와 체력 낭비가 되진 않을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오늘 몹시 기분이 싱숭생숭하여 일을 하다 계속 딴짓을 했는데,
장르 소설 몇 권에 눈이 갔다. 그것도 완전 한물 간 SF 소설들...
<게놈 하자드>란 정체 불명의 소설이 있는데, 기분 전환 삼아 읽고 있다.
29살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집에 돌아오니 아내의 시신이 거실에 쓰러져 있고,
기막힌 타이밍에 형사 콤비가 찾아오고, 어버버하는 틈에 전화가 걸려오더니
"속지 마십시오. 그들은 경찰이 아닙니다" 하질 않나,
그야말로 장르 영화 코드의 짬뽕. 내가 쓰려는 소설의 형식을 고루 갖췄다.
뭔가 건질 것 없는 상업 영화의 노선을 따라가고 있긴 한데 생각 없이 읽고 있다. 꿀잼.
3.
일본어 능력시험이 코 앞. 전역하는 달, 일요일에 실시.
그리하여 졸지에 우리 생활관은 NHK 방송을 보는 나로 인하여 니혼고 바람.
근 3달 가까이 단어 암기에 매진하고 있는데, 이런 날 보는 친구들이 기막혀 하는 듯하다.
'그렇게 암기만 하면 지겹지 않아? 동영상 강의라도 듣는 게 어때?' 하고 조심스레
나의 우둔함을 질타하는 조언도 등장하였다. 놀랍겠지만 한자 암기가 가장 쉬웠어요.
이상하게 숙어는 뇌에 입력이 잘 안된다. 음.
잘 되겠지.
4.
봄날이라서 그런지 유난히 더욱, 담배 피우고 싶다.
아마 평생 이러겠지? 그게 금단 증세보다 나를 더 우울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