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r girl's diary

14년 10월 10일 세번째

또복 2014. 12. 14. 18:40
세상을 그리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리얼리즘을 규정하려는 노력은 항상 붕괴한다.
가령 카프카는 일상에서 과감히 벗어남으로써
일상의 조야함을 극명하게 나타난 바 있었고,
샘 페킨파는 정통적인 리얼리즘의 통념을 간결하게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부인, 사람은 주먹을 맞으면 피가 난다구요."

그런 의미에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작품은
리얼리즘의 범주 안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다.
어떻게 구현되었든 세상의 단초를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짜치느냐, 구리느냐,
세련되었느냐, 능청맞느냐, 기교적이느냐, 날 것이냐
등의 차이, 방법론 놀이일 뿐.

중요하게 대두될 것은 그것을 받아들일 우리의
애티튜드와 우리에게 작품이 말하게 하는
쥬이상스일 것이다.
가령 나는 스텔라와 에이핑크의 음악에 대해
정말 할 말이 없다. 이런 식의 음악들은 나로
하여금 창작적 고자로 만든다.

<부부일기>에서 문학 교수로 등장하는 우디 알렌은
교수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좋은 교수는 글을 잘 쓰게 하는 게 아니라
학생으로 하여금 글을 쓰게 만드는 거죠."

결국 같은 얘기만 맴돌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알아듣질 못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다.
설령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완전한 이상을 고집하는
누군가는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