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만화가 "KONGKEE"가 블러의 신보 <The Magic Whip>에 "영향"을 받아 그린 만화가 공개되었다.

 블러 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다니 해외사이트 신용카드 결제가 되는 웃어른들은 참고해도 좋을 듯하다. (링크)

 새 앨범을 구입한 사람은 알겠지만 앨범 커버부터 심히 당혹스러운 것이, 몽땅 한자로 표기되어 있어

 (심지어 한자 언어권이라 할 수 있는 한국에 살고 있는 나조차) 뭔가 "근본적으로" 배제되어 버린 듯한,

 그러니까 "타자"를 보는 경외감마저 느껴진다. (이는 몹시 재미있는데, 그만큼 서구 문화-관점에 자기몰입을 하는

 문화적 식민계급의 오늘은 기존의 역사-문화를 백지화한다. 오늘날 우리는 이웃나라 중국이 훨씬 낯설고 두렵게 느껴진다.

 어쩌면 평생 갈 일이 없는 지구 반대편 영국보다 훨씬 더 말이다!)

 흐린, 얼룩, 오점 등의 사전적 의미를 지닌 "Blur"는 "모호 模糊"로 번역되었으며, 

 마법의 채찍, 요술 채찍 "Magic Whip"은 "마편 魔鞭"으로 옮겨졌다.

 

 만화의 내용은 몹시 궁금하나 내용은 확인할 수 없는 서글픈 문화 식민지 하층(+군인)민 신세.

 그런데 우스운 것은 표지에 그려진 블러 멤버의 그림은 오늘날 40대 아저씨들인 모습과 심각한 괴리를 이룬다.

 게다가 그레이험 콕슨은 거의 히키코모리+왕따 느낌... 뭔가 클래식한 순정 만화와 초등학교 문방구에서 파는 딱지 종이 분위기.

  

 

 신보에 수록된 <Ong Ong>의 비디오 클립도 발표되었다. 중국에서 개조한 닌텐도 에뮬 (불법) 게임 같다.

 <옹옹>은 데이먼 알반이 합주하며 별 생각없이 흥얼거리며 붙인 제목이라 하는데(비슷한 사례로 "Beetlebum"이 있다)

 나중에 보니 Hongkong의 H와 K가 빠진 단어로 밝혀져 놀라움이 가중되었다는 소소한 에소피드가.

 그와는 별개로 <옹옹>은 블러의 전형적인 팝 넘버의 공식을 따라가면서도 그로부터(만화에 표현된 그때 그 시기) 훌쩍 지난

 오늘날의 블러 멤버들의 고단함과 연륜과 스잔함과 빛바랜 따뜻함과 달콤함이 갖가지 모순된 정서들과 충돌하는

 블러의 많은 노래들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괴기하게 느껴질 그런 노래라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인형옷 입는 블러 멤버들 어쩔 거야... (특히 바퀴벌레 옷 입은 콕슨...)

 이때의 당혹스러움의 원조를 보고 싶은 사람은 <파크라이프> 뮤직비디오도 보길 바란다.

 왜 알반은 다른 멤버들에겐 바퀴벌레와 파리 같은 흉칙한 걸 입히고 자기는 아이스크림처럼 귀엽고 멀쩡한 옷을 입었을까.

그게 궁금한 사람은 신보에 수록된 <Icecream Man>을 들어보면 되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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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또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