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엔 군대 친구가 데이트 도중 끼어들어
'형, 이 사람하고 결혼하고 싶다며. 빨리 말해'
하고 오두방정을 떨어 식겁하는 꿈을 꾸었고,
그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오늘은 블루스를 듣는
마지막 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블루스는 어쩐지 뜨거운 여름에 어울리고,...
겨울이 오면 나는 재즈를 들을 생각에 기쁘다.
양철 지붕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녹은 떡처럼 연인이
무너져 있고, 열대야는 징글 맞고, 아직도 환한 저녁
처마 밑으로 비가 뚝뚝 떨어지는 변두리 어디매서
말없이 탁구를 치는 그런 여름를 위하여 블루스는 존재한다.
반면 겨울에 블루스를 듣는다는 것은 제임슨 위스키 안주로
떡볶이를 먹는 것처럼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조합의 안배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 처사처럼 보인다.
(일단 겨울날 야외에서 블루스 기타를 튕기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얼어붙은 손으로 대체 무얼 하겠는가?)
반면 재즈는 겨울에 제격이다.
그간 우리는 말이 너무 많았고, 비슷한 고민으로 지쳤고,
변함 없는 사람들과 세상에 질릴 대로 질렸으므로
이제는 밤 속으로 웅크리고 들어가 고독할 차례다.
나만을 위한 방에서 재즈 음반을 올려놓고,
위스키를 탁자에 올려놓고, 소파에 푹 꺼진 채
겨울 벌레가 되는 것이다. 블루스는 겨울에 위험천만하다.
요즘의 나는 점심 시간에 대개 깨어있지만
오늘은 30분 가량을 침대에 누워 하헌진의 <개>를 들었다.
하헌진과 <개>에 대한 할 말은 많지만 굳이
여기서 밝히고 싶진 않고...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건,
그의 <개>를 처음 듣고, 앨범을 산 것은 2010년 이맘때로,
그때도 겨울의 초입에서 우린 손을 호호 불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때 하헌진 씨는 쌀쌀한 이문역 앞에서
참 잘도 공연을 했다)
오늘로 이것이 2014년 마지막 블루스.
이제는 쳇 베이커를 들을 차례고,
카메라 옵스큐라와 내년 봄의 축배를 든 다음,
여름에는 화교문화다, 이놈들아!
'형, 이 사람하고 결혼하고 싶다며. 빨리 말해'
하고 오두방정을 떨어 식겁하는 꿈을 꾸었고,
그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오늘은 블루스를 듣는
마지막 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블루스는 어쩐지 뜨거운 여름에 어울리고,...
겨울이 오면 나는 재즈를 들을 생각에 기쁘다.
양철 지붕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녹은 떡처럼 연인이
무너져 있고, 열대야는 징글 맞고, 아직도 환한 저녁
처마 밑으로 비가 뚝뚝 떨어지는 변두리 어디매서
말없이 탁구를 치는 그런 여름를 위하여 블루스는 존재한다.
반면 겨울에 블루스를 듣는다는 것은 제임슨 위스키 안주로
떡볶이를 먹는 것처럼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조합의 안배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 처사처럼 보인다.
(일단 겨울날 야외에서 블루스 기타를 튕기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얼어붙은 손으로 대체 무얼 하겠는가?)
반면 재즈는 겨울에 제격이다.
그간 우리는 말이 너무 많았고, 비슷한 고민으로 지쳤고,
변함 없는 사람들과 세상에 질릴 대로 질렸으므로
이제는 밤 속으로 웅크리고 들어가 고독할 차례다.
나만을 위한 방에서 재즈 음반을 올려놓고,
위스키를 탁자에 올려놓고, 소파에 푹 꺼진 채
겨울 벌레가 되는 것이다. 블루스는 겨울에 위험천만하다.
요즘의 나는 점심 시간에 대개 깨어있지만
오늘은 30분 가량을 침대에 누워 하헌진의 <개>를 들었다.
하헌진과 <개>에 대한 할 말은 많지만 굳이
여기서 밝히고 싶진 않고...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건,
그의 <개>를 처음 듣고, 앨범을 산 것은 2010년 이맘때로,
그때도 겨울의 초입에서 우린 손을 호호 불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때 하헌진 씨는 쌀쌀한 이문역 앞에서
참 잘도 공연을 했다)
오늘로 이것이 2014년 마지막 블루스.
이제는 쳇 베이커를 들을 차례고,
카메라 옵스큐라와 내년 봄의 축배를 든 다음,
여름에는 화교문화다, 이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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