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감기 기운이 약간 느껴져 '오늘은 침대에 누워 커스틴 던스트나
봐야겠다' 고 생각하던 날이었다.
텔레비전에서 커스틴 던스트를 돈없이 볼 수 있는 선택지는
얼마 없었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영화가 있었으니...
<럭키 타운>.
라스베거스의 도박사와 그런 아버지를 찾는 딸의 이야기를
온갖 괴상한 방식으로 풀어버리는 이 희대의 똥멍청이 같은
영화는 분명 감독이 제작비 대부분을 라스베거스 카지노에서
날려 남은 몇 푼으로 대충 찍었거나 알콜에 찌들어 반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완성한 것이 분명하다...
여지껏 봤던 B무비, 컬트무비, 심지어 가장 문화충격적이었던
한국 근대의 영화들보다 쇼킹했다.
아마 내가 본 영화 중에 가장 인상적인 섹스 씬의 영화를
꼽으라면 단연 <럭키 타운>이 될 것이다.
장면. 야비하고 잔인한 악당 보스가 있다. 그는 근육을 매우
잘 가꿨으며 남성미의 전형성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그의 연인은 과거의 라이벌을 사랑하던 여자였는데,
지금은 자신의 스트립 클럽에서 매춘부처럼 취급하고 있다.
그녀의 의상과 화장과 헤어스타일은 마치 포르노 잡지에서
뛰쳐나온 모델처럼 묘하게 창부 특유의 찐뜩하고 퇴폐적인
리얼리티가 없다. 아무튼,
이 보스는 과거의 라이벌이 다시 복귀했다는 소식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데, 자신의 여자가 그를 찾아갔었다는
사실에 몹시 흥분하여 마구 구타를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여자는 자신은 그와 자지 않았다며 항변하고
(그녀는 섹스를 원했지만 거부 당했다), 당구대 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던 사이 여자는 뭔가 남자의 폭력에서
유일하게 도피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는 생각에선지
돌연 섹스를 유도한다. 그러자 이 보스도 자연스레 응한다.
당구대 위에서의 근육질 남성과 스트립걸의 자극적인
정사를 기대하던 관객의 관음증은 얼마 가지 않는다.
그야말로 보스의 사정이 순식간에 끝나기 때문이다.
(영화적 단위로 설명하자면 48프레임 정도)
내가 충격을 받았던 것은 그의 사정이 너무도 빨라서가 아니라,
여자가 "벌써 끝났어? 이 이기적인 놈!" 하고 욕을 해서가 아니라
(근데 이 힐난도 생각해보면 우습다)
헐리우드 영화 사상 '사정'과 '조루'를 이렇게도 직설적으로
묘사한 장면이 내 기억에는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영화는 항상 '전희'와 '여운'에 대해서만 보여줄 뿐이다.
그러나 <럭키 타운>의 정사 씬은 그러한 헐리우드 영화의
관습적 기대를 모조리, 어쩌면 보기 좋게 깨트려버린다.
정말 압권이다... 물론 시간이 소중한 사람이라면
이 븅신 같은 영화를 절대 보지 않을 테지만
너무 훌륭하고 아름다운 영화만 보아와 세상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듯한 사람은 한번쯤 추천해보겠다.
한편, 나의 커스틴 던스트는 아무래도 <주만지> 이후
첫 번째 성인 극영화 도전의 과제로 이 영화를 택한 것 같은데
나중에 엘에이 별장에서 옥외 파티를 할 때 슬쩍 물어볼 생각이다.
"헤이, 아무리 그래도 <럭키 타운>은 너무 했다구"
그럼 그녀는 이렇게 대답하겠지.
"나도 그럴 줄 몰랐어"
내 생각에 커스틴 던스트는 스트립 쇼를 하는 장면에
모종의 매력을 느끼고 출연을 결정했을 지도 모른다.
(이 끔찍한 퀄리티 가운데서도 커스틴 던스트의 서툴고
수줍은 스트립 댄스 씬은 나름의 풋풋함과 병맛이 뒤섞여
기괴한 느낌을 자아낸다)
분명 <럭키 타운>은 종래 헐리우드 장르 영화의 규범과
형식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도박사, 가족, 연인, 화해, 복수, 새 출발.
그러나 감독은 이 장르적 기호들을 오로지 엉뚱하게 쓰는데에만
관심이 있는지 그럴 듯한 장르 영화로서 도무지 기능을 안한다.
그야말로 '껍데기'만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내용은 텅텅
비어 있거나 영화적 약속과 관습, 기대를 교묘히 실망시키면서
의도 같진 않지만 보기 좋게 헐리우드 장르 영화에
한 방 먹이고 만 것이다.
감기 기운이 약간 느껴져 '오늘은 침대에 누워 커스틴 던스트나
봐야겠다' 고 생각하던 날이었다.
텔레비전에서 커스틴 던스트를 돈없이 볼 수 있는 선택지는
얼마 없었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영화가 있었으니...
<럭키 타운>.
라스베거스의 도박사와 그런 아버지를 찾는 딸의 이야기를
온갖 괴상한 방식으로 풀어버리는 이 희대의 똥멍청이 같은
영화는 분명 감독이 제작비 대부분을 라스베거스 카지노에서
날려 남은 몇 푼으로 대충 찍었거나 알콜에 찌들어 반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완성한 것이 분명하다...
여지껏 봤던 B무비, 컬트무비, 심지어 가장 문화충격적이었던
한국 근대의 영화들보다 쇼킹했다.
아마 내가 본 영화 중에 가장 인상적인 섹스 씬의 영화를
꼽으라면 단연 <럭키 타운>이 될 것이다.
장면. 야비하고 잔인한 악당 보스가 있다. 그는 근육을 매우
잘 가꿨으며 남성미의 전형성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그의 연인은 과거의 라이벌을 사랑하던 여자였는데,
지금은 자신의 스트립 클럽에서 매춘부처럼 취급하고 있다.
그녀의 의상과 화장과 헤어스타일은 마치 포르노 잡지에서
뛰쳐나온 모델처럼 묘하게 창부 특유의 찐뜩하고 퇴폐적인
리얼리티가 없다. 아무튼,
이 보스는 과거의 라이벌이 다시 복귀했다는 소식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데, 자신의 여자가 그를 찾아갔었다는
사실에 몹시 흥분하여 마구 구타를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여자는 자신은 그와 자지 않았다며 항변하고
(그녀는 섹스를 원했지만 거부 당했다), 당구대 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던 사이 여자는 뭔가 남자의 폭력에서
유일하게 도피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는 생각에선지
돌연 섹스를 유도한다. 그러자 이 보스도 자연스레 응한다.
당구대 위에서의 근육질 남성과 스트립걸의 자극적인
정사를 기대하던 관객의 관음증은 얼마 가지 않는다.
그야말로 보스의 사정이 순식간에 끝나기 때문이다.
(영화적 단위로 설명하자면 48프레임 정도)
내가 충격을 받았던 것은 그의 사정이 너무도 빨라서가 아니라,
여자가 "벌써 끝났어? 이 이기적인 놈!" 하고 욕을 해서가 아니라
(근데 이 힐난도 생각해보면 우습다)
헐리우드 영화 사상 '사정'과 '조루'를 이렇게도 직설적으로
묘사한 장면이 내 기억에는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영화는 항상 '전희'와 '여운'에 대해서만 보여줄 뿐이다.
그러나 <럭키 타운>의 정사 씬은 그러한 헐리우드 영화의
관습적 기대를 모조리, 어쩌면 보기 좋게 깨트려버린다.
정말 압권이다... 물론 시간이 소중한 사람이라면
이 븅신 같은 영화를 절대 보지 않을 테지만
너무 훌륭하고 아름다운 영화만 보아와 세상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듯한 사람은 한번쯤 추천해보겠다.
한편, 나의 커스틴 던스트는 아무래도 <주만지> 이후
첫 번째 성인 극영화 도전의 과제로 이 영화를 택한 것 같은데
나중에 엘에이 별장에서 옥외 파티를 할 때 슬쩍 물어볼 생각이다.
"헤이, 아무리 그래도 <럭키 타운>은 너무 했다구"
그럼 그녀는 이렇게 대답하겠지.
"나도 그럴 줄 몰랐어"
내 생각에 커스틴 던스트는 스트립 쇼를 하는 장면에
모종의 매력을 느끼고 출연을 결정했을 지도 모른다.
(이 끔찍한 퀄리티 가운데서도 커스틴 던스트의 서툴고
수줍은 스트립 댄스 씬은 나름의 풋풋함과 병맛이 뒤섞여
기괴한 느낌을 자아낸다)
분명 <럭키 타운>은 종래 헐리우드 장르 영화의 규범과
형식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도박사, 가족, 연인, 화해, 복수, 새 출발.
그러나 감독은 이 장르적 기호들을 오로지 엉뚱하게 쓰는데에만
관심이 있는지 그럴 듯한 장르 영화로서 도무지 기능을 안한다.
그야말로 '껍데기'만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내용은 텅텅
비어 있거나 영화적 약속과 관습, 기대를 교묘히 실망시키면서
의도 같진 않지만 보기 좋게 헐리우드 장르 영화에
한 방 먹이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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