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확신을 갖고 행했던 과거의 내 언행에 사과를 해야 할 일들이 많음을
깨닫는 요즘이다.
내 부족함과 질박함을 외부에 그대로 투사해놓곤 그것을 있는 힘껏 증오하고선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선제주동 선빵을 과감히 때린 후
'그래, 준하 넌 용감했다. 모든 걸 잃었지만 너 자신의 고결함을 지켰다'
하고 구축한 방어진 속에 꽁꽁 숨어 '교류 없이, 상처 받을 일 없이, 대신 사랑 받는 일도 없이'
지내길 택한 것이다.
세포가 매일 밤 떨어져 나가 갱신되듯 나는 하루하루 부족함을 깨닫고
이를 일일이 사과하는 것도 미안한 요즘,
그래도 일일이 사과를 해야 하고, 매달리는 게 예의일까
아니면 나 같은 놈 다시 만나지 마, 하고 이별을 당하고 그 슬픔을 대가로 감수하는 게
올바른 일일까.
나스메 소세키의 <마음>에서 그토록 염원하던 '흉금 터놓고 말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사람'
그것이 결국 우리 삶에서 우리가 놓쳐선 안 될, 근본적인 구원이라 할 때
내가 할 행동은 자명해졌다.
문제는 행동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행동을 행하고 반응하는 처신이겠지만.
아이유가 금요일에 만나자고 노래를 부르는(제목이 뭐였지...) 뮤직비디오를
유심히 보게 된다. 북촌 맞겠지?
그런데 후렴구 사이에 뭐하고 외치는 가사가 다름 아닌 '마인트 컨트롤!'이란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요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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